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회 관람후기 -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전시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지난번 포스팅 작성 시 티켓을 예매해서 별도로 티켓을 구매하지는 않아도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티켓 판매소에서 티켓을 교환한 후 전시실로 입장했다.
이번 합스브루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빈미술사박물관에서 엄선한 96점의 작품을 통해 유럽의 근대미술과 근대사를 꿰뚫어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주로 16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약 400년에 걸친 유럽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였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이 협력하여 개최한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가이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전시는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포함해서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더 멀리, 합스부르크가의 비상
1부 황제의 취향을 담다, 프라하의 예술의 방
2부 최초의 박물관을 꾸미다, 티롤의 암브라스 성
3부 매혹의 명화를 모으다, 예술의 도시 빈
4부 대중에게 선보이다, 궁전을 박물관으로
5부 걸작을 집대성하다, 빈미술사박물관
에필로그 더 가까이, 오스트리아에 전한 조선의 마음
프롤로그 더 멀리, 합스부르크가 의 비상
10세기 스위스 북부 지역의 백작 가문이었던 합스부르크 가문은 1273년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 제국 황제가 되면서 '동쪽 영역"이라 불리던 오스트리아 지역으로 진출한다. 신성로마제국은 서로마제국을 잇는 후예로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된다는 것은 로마 황제의 권력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합스부르크 좌우명 '더 멀리' 답게 오스트리아에 정착한 후 점점 세력을 넓힌다. 16세기에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부분의 지역과 아메리카와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룬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글귀가 있다. '오스트리아가 전 세계를 지배한다'
오스트리아가 전 세계를 지배한다
설계자 막시밀리안 1세
합스부르크 왕가의 찬란한 역사의 시작을 알린 막시밀리안 1세는 1508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에 오른 후 아들과 딸을 스페인 왕실의 공주, 왕자와 결혼시키고, 손자와 손녀는 보헤미아 왕실의 공주, 왕자와 결혼 시켜 영토를 획득했다. 갑옷과 대관식 예복을 입은 모습으로 군주의 위엄을 드러낸 반신상이다. 막시밀리안 1세는 '명예의 천'이라 불린 화려한 천 앞에 옆으로 선 채 왼팔 아랫부분을 난간에 걸치고 있다.
1부 황제의 취향을 담다, 프라하의 예술의 방
루돌프 2세는 예술에 탁월한 안목을 가진 황제로, 1576년 황제가 된 후 수도를 프라하로 이전하여 많은 예술가와 장인들을 불러들였고, 프라하를 보헤미아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회화부터 진기한 공예품, 학문적 성과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품을 수집해 '예술의 방'에 전시했다. 루돌프 2세의 수집품은 현재 빈미술사박물관 공예관을 만드는데 기초가 된 인물이다. 그가 남긴 문화유산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루돌프 2세
루돌프 2세는 합스부르크 군주를 통틀어 가장 독특한 인물로 꼽힌다. 오스만 튀르크 전쟁에서는 별 다른 소득을 얻지 못해 무능한 황제라는 인식을 주기도 했지만, 그가 수집한 공예품은 빈미술사 박물관 공예관의 모태가 될 정도로 그의 예술가적 감식안은 높게 평가된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루돌프 2세에게 동반자는 방대한 수집품이다.
루돌프 2세의 과학과 예술에 대한 사랑이 집대성된 컬렉션의 대표작 중 하나, 프라하 위도에 맞추어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예술, 과학, 수학의 앙상블이 빚어낸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힌다.
2부 최초의 박물관을 꾸미다, 티롤의 암브라스 성
남다른 수집벽으로 유명한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표 수집가이다. 그는 갑옷, 무기, 회화, 온갖 이국적인 소재의 공예품 등 폭넓은 예술품을 대량 수집했고, 암브라스 성 내에 수집품을 전시하는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현재까지도 16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이 공간은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이 직접 진열장을 설계하고 전시품의 위치를 지정했다. 전시할 수집품의 재질과 성격에 따라 진열장의 소재와 벽 색깔까지 대공이 직접 결정했다는 점에서 오스트리아 최초의 박물관이라고 부를 수 있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
페르디난트 1세의 둘째 아들인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은 1564년부터 티롤 제국령을 통치했다. 이 그림에서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은 기념비적 건축물과 어두운 풍경을 배경으로 헤라클레스의 곤봉과 황금 양모 기사단의 휘장을 지니고 서 있어 자신감 넘치는 영웅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대공을 둘러싼 꽃과 오스트리아 국기 색 리본으로 장식한 화환은 티롤 통치권자의 모습에 화려한 기운과 권위를 부여했다.
3부 매혹의 명화를 모으다, 예술의 도시 빈
17세기에는 역동적이고 극적인 표현이 특징인 바로크 미술 양식이 발달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플랑드르 지역 등에서 크게 유행했다. 브뤼셀에 네덜란드 총톡으로 부임했던 레오폴트 빌헴름 대공은 17세기에 이탈리아와 플랑드로 지역의 수준 높은 회화를 수집했고, 말년에 수집품과 함께 빈으로 귀환했다. 카를 5세를 시작으로 약 200년간 이어진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수집한 예술품도 카를 6세에 의해 18세기 초 빈으로 옮겨졌다. 그렇게 유럽을 빛낸 거장의 명화들은 수도 빈으로 모였고 현재 빈미술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카를 5세가 있는 메달
카를 5세가 다스리던 시기, 신성로마제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카를 5세는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물론, 이후 튀니지까지 정복하며 그 위엄을 이어갔다. 이 메달은 카를 5세의 튀니지 정복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를 보고 싶어 했던 황재 페르디난트 3세를 위해 그려진 공주의 초상이다. 스페인 왕 펠리페 4세의 딸인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는 페르디난트 3세의 아들 레오폴트와 정혼한 상태였다. 공주는 벨라스케스의 대표작 '시녀들'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드레스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벨라스케스의 화법이 잘 드러나는데, 즉흥적으로 그린 듯 노련한 색채 기술을 활용해 까다로운 복식의 질감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스케치에 의존하지 않고 대략의 형상만 잡은 뒤 붓놀림 하나하나를 다양하게 활용해 표면의 두께, 농도 등을 달리 한 붓질이 특징이다.
동방박사의 경배
이 작품은 성경 속 '3명의 동방박사'를 묘사한 작품으로, 16세기 베네치아에서 인기가 많았던 주제다. 성 요셉은 성모 마리아 뒤에서 이 만남의 순간을 바라보고 있다. 가로로 배열된 인물 구성은 작품 속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전개하는 역할을 한다. 방문자들이 타고 온 말과 함께 이국적인 낙타도 보인다.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의 빛은 작가 베로네세의 후기 작품에서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값비싼 직물로 만든 의복과 선물의 귀함을 강조하고, 감상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동방박사들과 아기 예수 쪽으로 이끈다.
4부 대중에게 선보이다, 궁전을 박물관으로
18세기 카를 6세 황제의 시대, 카를 6세에게 아들이 없었다. 카를 6세가 사망 한 뒤 마리아 테레지아는 왕의 자리에 오른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근대화를 추진하며 대내적으로 근검절약하는 검소한 왕이다. 그녀가 머물던 쇤브룬 궁전도 수수한 양식으로 개조하고 진흙에서 추출한 노란색 안료로 벽을 칠해 '마리아 테레지아 옐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녀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품을 벨베데레 궁전으로 옮겨 전시하고자 했고, 아들 요제프 2세 때 벨베데레 궁전을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마리아 테레지아
궁정 화가 마르틴 판 메이텐스 2세가 그린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이다. 남편 프란츠 슈테판 공이 1745년 황제로 즉위한 뒤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제작한 그림으로, 갓 황제가 된 갑옷 입은 프란츠 1세의 초상과 함께 부부 초상으로 그린 것이라 추측된다. 이 작품의 판화 복제본에서는 프란츠 1세가 황제의 관이 놓인 탁자 옆에 서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1765년 남편 프란츠 1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이후, 숨을 거둘 때까지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지냈을 정도로 남편을 사랑했다.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마리 앙투아네트로 잘 알려진 마리아 안토니아는 1774년 프랑스 왕위 계승자 루이 16세와 결혼한다. 프랑스 대혁명 전부터 프랑스 국민들은 '정치에 간섭하는 오스트리아 여자'라 부르며 낭비가 심한 어린 왕비를 싫어했다고 한다. 왕비는 실크로 만들어진 전통적인 프랑스식 드레스를 입고 있다. 일생을 악평에 시달렸지만 한편으로는 일찍이 패션의 선구자였던 인물로 재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프란츠 2세(오스트리아 제국 프란츠 1세)
후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란츠 2세이자 초대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 프란츠 1세로 등극하는 프란츠 대공은 레오폴트 2세 황제의 장남이다. 일곱 살의 프란츠 대공을 그린 이 작품은 차기 후계자로서의 위엄이 담겨 있으며, 공식 기록을 목적으로 한 초상화이다. 어린 대공은 오른손을 책과 서류가 흐트러진 채 쌓인 탁자에 올리고 있는데, 이는 그가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음을 상징한다. 지구본과 지도 두루마리는 역사와 지리학 수업의 주요 시각 교재로 보인다. 대공 뒤 의자에 놓인 삼각모와 흉갑은 기사로서의 용기와 고결한 정신을 보여준다.
5부 걸작을 집대성하다, 빈미술사박물관
프란츠 요제프 1세는 1848년부터 68년간 오스트리아 제국을 다스렸고, 합스부르크 왕가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황제의 자리를 지켰다. 그는 민족주의가 급부상하자 오스트리아 제국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 시대를 열어 대외적 안정을 도모했다.
한편 1857년에는 수도 빈의 도시 확장 프로젝트를 명령하여 장장 30년간 도시 빈을 현대화했다. 도시 성벽을 철거하고 도로를 따라 도시 빈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지었다. 그중 대표적인 건물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지은 빈미술사박물관이다.
엘리자베트(시시) 황후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1898년 9월 엘리자베트는 스위스 제네바를 여행하고 있었다. 황후가 여행 중이라는 사실은 스위스의 신문으로 알려졌고, 이 기사를 읽은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 루이지 루케니는 그녀를 암살했다. 그는 가는 송곳으로 시시의 가슴을 찌르고 도망쳤는데 그녀는 옷 안에 받쳐 입은 코르셋 때문에 한참 동안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스위스를 떠나는 배에 타고 코르셋을 풀자마자 심한 출혈이 시작됐다. 황후는 잠시 정신을 차리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라는 한 마디만을 남기고 결국 사망했다.
에필로그 더 가까이, 오스트리아에 전한 조선의 마음
합스부르크 왕가의 600년 역사 속에 조선이 등장한다.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인 1892년, 오스트리아와 조선은 수호 통상 조약을 체결한다. 당시 조선은 청나라와 일본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오스트리아는 오랜 경쟁관계에 있던 러시아를 견제하고 자국 상인들이 조선의 개항장에서 법적으로 보호받으며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했다.
이러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오스트리아와 조선은 수교를 맺었다. 수교 선물로 고종이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보낸 조선의 갑옷과 투구는 1894년 합스부르크의 수집품으로 등록됐고, 19세기 말, 오스트리아와 조선이 주고받았던 마음의 증표이다. 13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투구와 갑옷
1892년 조선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과 수교하면서 수호 통상 조약을 체결했다. 수교를 기념하여 고종은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로 조선의 투구와 갑옷을 보냈다. 네 조각으로 구성된 투구의 앞면에는 발톱이 다섯 개인 용이, 뒷면에는 봉항 무늬가 있으며 양옆과 뒤에는 얼굴을 보호하는 가리개 달았다. 갑옷은 상체뿐 아니라 허벅지까지 감쌀 수 있게 하였다. 고종이 직접 입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에 만들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투구와 갑옷이다.
조선의 투구와 갑옷을 끝으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관람을 맞쳤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사적,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유럽의 근대미술과 근대사를 볼 수 있었다. 전시 관람 마지막 에필로그의 조선의 투구와 갑옷을 보는데 유럽의 예술 작품들도 너무 멋있고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조선의 갑옷과 투구의 보낸 의미를 알고 난 후에는 우리의 갑옷과 투구의 작품이 더 예술적인 가치로 느껴진다. 여행은 가고 싶지만 상황상 여행을 가지 못 한다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전시 관람하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유럽을 여행한 느낌이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회 관람후기 -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2) 작품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안내
관람안내
기간 : 2022. 10. 25(화)~2023. 3. 1(수) 예정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관람시간 : 10:00~18:00(월, 화, 목, 금, 일), 10:00~21:00(수, 토)
티켓 : 정상가: 성인 17,500원 / 청소년 15,000원 / 어린이 10,000원 / 유아 6,000원 / 경로우대 8,000원
문의 : (02) 360-4529 홈페이지(www.합스부르크. kr)
주최 : 국립중앙박물관, 빈 미술사 박물관, 한국경제신문사
얼리버드 티켓 사용기간 : 10. 25(화)~12. 31.(토)
- 얼리버드 사용 기간 내 원하시는 일자에 자유롭게 방문하시어 티켓 수령 후 관람 가능합니다.
- 주말은 혼잡하오니 평일 관람을 권장하며, 전시장 내부 혼잡도에 따라 장기간 대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사용 기한 이후에는 환불 및 취소가 불가합니다.
일반 예매 안내 ☞예매 바로가기(인터파크) (문의전화: 1688-0361)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2015433
https://www.museum.go.kr/site/main/home
출처: 한국,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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